스스로 왕이 되어 230억을 번 남자

華胥之夢

·

2021. 8. 10. 23:59

728x90
반응형

역사상 가장 대담한 사기꾼, 그레거 맥그레거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한 나라로 인해 영국이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비옥한 땅에 황금이 넘친다고 소문이 난 '포야이스POYAIS' 라는 왕국 때문이었다.

역사상 가장 기이한 돈벌이 계획을 고안한 사기꾼으로 알려진 '그레거 맥그레거'의 이야기이다.


 

포야이스 국기


지상낙원의 땅, 포야이스

'부와 기쁨으로 가득한 땅'
'지친 이가 편히 쉴 안식처'
'우리 다 함께 포야이스로 가세'

 

스코틀랜드 모험가 그레거 맥그레거는 1820년 오늘 날 온두라스 근처 해안에서 한 외딴 섬을 발견하게 된다. 맥그레거는 원주민에게 보석과 와인을 주는 대가로 8백만 에이커 면적의 땅을 얻게 되는 데, 1년 뒤 바로 땅이 '포야이스 왕국'이 된다.


가상의 왕국, 포야이스 (Wikipedia)


1821년 런던에 도착한 맥그레거는 자신이 새로운 약속의 땅인 포야이스 왕국을 발견했고, 스스로 '포야이스의 그레거 국왕 전하His Highness Gregor Cazique of Poyais'임을 주장했다. 그는 런던에 사무실을 열고 포야이스 국기를 게양하고는 '포야이스 이민자' THE POYAIS EMIGRANT 라는 발라드도 지었다.


그레거 맥그레거와 '포야이스 이민자' 발라드 가사


한편, 포야이스 왕국을 설명하는 글과 자료도 있었다. 355페이지 분량의 '포야이스 영토와 모스키토 해안 스케치'란 제목의 책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선장 토머스 스트레인지웨이스. 그가 말하길, 이 곳의 강줄기에는 순금 덩어리가 깔려 있고 토양이 비옥해 1년에 3모작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포야이스에 대한 정보와 사진이 담긴 이 책은 런던과 에든버러에서 수천 부 판매되었다.


 

포야이스 영토와 모스키토 해안 스케치


사람들이 사무실에 오면 영국 파운드를 포야이스 달러로 환전해 주기도 했다. 심지어 포야이스 땅을 판다고 하자 수백 명이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맥그레거는 요즘 시세로 약 2천만 달러 (한화 약 230억) 넘게 벌어들였다고 한다.

 

뿐 만 아니라 그는 1822년~1823년 영국과 스코틀랜드에서 '포야이스'에 정착하고 싶어하는 200명 이상의 사람들을 태우고 항해까지 했다.

 


 

그런데? 

포야이스란 나라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 충.격.

'포야이스 영토와 모스키토 해안 스케치'를 썼던 스트레인지웨이스 선장은 사실 그레거 맥그레거였고, 그가 모든 걸 꾸며냈던 것이다. 이는 역사상 가장 터무니없는 사기로 기억되고 있다.


맥그레거가 디자인한 포야이스 화폐 (Wikipedia)



맥그리거의 사기가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맥그리거는 본능적으로 설득의 6원칙을 사용했다. 물론 시기도 적절했다. 1800년대 초반에는 지도가 정확하지 않았고, 남아메리카 국가의 국경이 끊임없이 바뀌었기에 포야이스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식민지가 없어 영국을 질투하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심리도 파악하고 있었기에, 그는 이 가상 국가를 진짜 나라로 둔갑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행적을 살펴보면 앞서 '사기꾼 판별법- 착한 당신이 꼭 알아야 할 설득의 원칙'에서도 언급한 설득의 6원칙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1. 상호성의 원칙

 

'나와 함께 투자한다면 나는 당신에게 일생일대의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2. 일관성의 원칙

 

1820년대 새로운 땅에 투자 또는 정착하고 싶은 욕구를 지닌 영국 및 스코틀랜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포야이스는 그들의 신념과 일치한 '약속의 땅' 그 자체 였다. '포야이스에 투자하면 기회의 땅에서 큰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 사회적 증거의 원칙

 

'너도 나도 포야이스 땅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매입하고 있으니 분명 옳은 행동일 것이다.'

 

 4. 권위의 원칙

 

맥그레거는 스스로를 '포야이스 왕'으로 칭했다. 당시 최고의 권위자임을 주장한 셈이다. 게다가 '포야이스 영토와 모스키토 해안 스케치'에서 스트레인지웨이스(맥그레거 본인)는 이렇게 표현했다. '당신이 나를 믿지 않는다면, 적어도 그(그레거 맥그리거)를 믿으십시오. 그런데 왜 당신은 저를 믿지 않나요? 저는 당대 최고의 언론에 이 책을 출간했습니다.'

 

 5. 호감의 원칙

 

그는 포야이스에 투자하거나 정착하면 얻을 수 있는 특혜를 강조하는 인터뷰를 신문에 게재했다. 그는 그의 말과 제스처에서 용기와 강인함이 느껴지도록 대중을 설득했다.

 

 6. 희귀성의 원칙

 

그는 인터뷰와 저서에서 '포야이스'의 희소성에 대해 강조했다. '지금 행동하십시오. 당신이 포야이스를 갖지 않는다면 다른 누군가 이 땅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국가가 식민지를 얻을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가 생깁니다.'

 


 

사실 이런 사기극은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다. 

그레거 맥그레거의 '포야이스 왕국' 사건으로부터 200년 후인 오늘 날에도 대중들은 형태만 다르고 본질이 같은 사기를 당하거나 현혹되고 있기 때문이다.

 

-

 

참고 문헌

 

http://ballads.bodleian.ox.ac.uk/search/title/New%20song/?query=&f_Themes=Emigration&type=Editions

https://www.bbc.com/future/article/20160127-the-conman-who-pulled-off-historys-most-audacious-scam

 

728x90
반응형